'김치'는 과학이다 - '김장독 묻기'
살을 에이는 듯한 추위가 시작되던 11월 말, 곡괭이로 꽁꽁 언 흙마당을 파내려 가며 허연 입김을 내뿜던 아버지의 뒷모습. 그 깊은 구덩이 속에 사람 반만 한 거대한 옹기[Onggi: Korean traditional earthenware pot]를 허리까지 푹 묻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 집의 겨울 채비는 끝이 났습니다. 지금이야 김치냉장고의 스위치 하나만 누르면 끝날 일이지만, 지난 어린시절의 생각을 떠올리며 문득 왜 선조들은 힘든 작업을 감수하면서까지 기어코 땅속 깊은 곳을 파내어 항아리를 묻었는지 그 노동의 가치와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. 과학의 잣대로 지하 온도[Underground temperature]의 비밀을 파헤쳐 그것이 1년 중 유산균이 가장 평화롭게 숨 쉴 수 있는 자연의 자궁을 찾는 완벽하고 경이로운 생화학적 설계였음을 알아보겠습니다.
